흑석동, 미니 신도시로 뜬다...마지막 퍼즐
서울 반포권에 가까워 '준강남' 입지로 평가받는 동작구 흑석재정비촉진구역(흑석뉴타운) 재개발 사업의 마지막 퍼즐이 맞춰지고 있다. 흑석뉴타운은 1~9구역과 11구역 등 10개 구역으로 사업이 추진됐다. 3~8구역은 이미 입주를 마쳤다.
나머지 4개 구역(1·2·9·11)의 정비가 마무리되면 흑석뉴타운 일대는 1만여 가구의 미니신도시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흑석동은 한강 조망권이 뛰어나고, 서울 중간 지점에 위치하고 있어 서울 중심업무지구인 여의도·강남·용산 접근성을 동시에 갖췄다.
8일 서울시와 정비업계에 따르면 흑석뉴타운의 남은 조각으로 평가받는 흑석동 4개 구역에서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공공재개발을 추진 중인 2구역은 재정비촉진계획 변경안이 지난달 서울시 도시재정비위원회를 통과해 사업시행인가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흑석역에 인접한 흑석2구역은 최고 49층 아파트, 1012가구로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한강변도 가까워 흑석뉴타운에서도 '알짜 입지'로 평가받는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사업시행자로 승인을 받았고, 삼성물산을 시공사로 선정한 상태다.
남은 구역 가운데 속도가 가장 빠른 9·11구역은 철거 작업이 마무리 단계로 본격적인 착공을 앞뒀다. 흑석11구역은 지난달 사업시행을 위한 심의안이 서울시 통합심의를 통과해 내년 대우건설이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지상 16층, 30개동, 1511가구의 대단지가 들어선다. 2017년 한국토지신탁을 사업대행자로 지정해 서울시에서 처음으로 신탁 방식으로 재개발을 진행하는 곳이다. 현충원, 서달산 등 자연환경이 우수하지만 인근 9구역과 1·2구역에 비해 언덕에 있어 접근성이 떨어지는 건 단점으로 꼽힌다.
흑석뉴타운 중심부에 있는 흑석9구역은 2022년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받았다. 시공사는 현대건설이다. 분양 일정은 내년 이후가 될 전망이다. 20개 동, 지하 7층~지상 25층 규모로 1540가구가 들어선다. 중앙대 동쪽에 위치한 흑석9구역은 경사가 많은 흑석동에서도 비교적 완만한 지형으로 흑석역과 가깝다. 중앙대와 중앙대병원 동쪽으로 2023년 입주한 '흑석 자이'(3구역)와 맞붙어 있다. 2022년 4월 조합을 설립한 흑석1구역의 경우 상대적으로 사업이 더딘 상태다. 조합은 도시계획변경업체와 시공사 선정을 준비하고 있다. 다만 조합 내부적으로 내홍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향후 사업 추진에 변수가 될 수 있다.
흑석뉴타운 일대 정비사업이 완성에 가까워지면서 아파트 가격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흑석7구역을 재개발해 흑석동 대장 아파트로 꼽히는 '아크로리버하임'은 지난달 전용59㎡가 역대 최고가격인 19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올해 7월 같은 동·평형이 17억5000만원에 거래된 것에서 2억원 가까이 올랐다. 지난 7월엔 전용 84㎡가 27억5000만원에 신고가 거래되기도 했다. 2019년 12월 입주한 아크로리버하임은 2020년 고급주상복합을 제외하고 비강남권 최초로 '매매가 20억원 클럽'에 가입한 바 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대규모 뉴타운이 완성되면 거주민 소득이 늘어나고 상업시설이 활성화되는 등 부의 낙수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한강벨트로 분류되는 흑석동은 새 아파트 단지들이 대거 들어서면서 강동구와 함께 '강남3구의 양날개'로 가치가 더 올라갈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황순민 기자]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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